정세현 前 통일 “김정일 후계 세습에 회의적”

  • 입력 2008년 6월 24일 11시 54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동아일보 자료사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전 장관(현 경남대 북한대학원 석좌교수)은 24일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해 “김정일 부자 세습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2004년쯤 김정일 위원장이 ‘내 대에서 아직도 이런 세습이 되겠는가’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알고 있다”며 “중국 측의 북한 정보에 밝은 당국자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이야기가 맞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 경제난 때문에 후계문제를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은 30대 초반부터 당에서 일을 하고 조직을 장악해 나왔지만 그 아들들은 그렇지 못하다. 부자 세습을 군이 지지할 것인지도 지금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 나타나 획기적 이미지 변화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기왕에 냉각탑을 폭파하는 건 일종의 이벤트”라며 “그런 일까지 하는 마당에 소위 평화의 제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에 나타나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하는 모습을 비친다면 북한의 이미지가 굉장히 좋아 진다. 그걸 북한이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냉각탑 폭타 행사에 MBC를 초청한 것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는 없겠지만, 다만 MBC에 대해서는 좀 친근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KBS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서 수 년 전에 출입이 제한됐던 일이 있었지만, MBC는 그런 일이 없었다”며 “MBC가 북한에 대해 일방적으로 좋게 해 준 건 아니지만, 그런 규제를 당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6자 회담이 열려도 순항할 것 같진 않다”며 “북한은 핵카드를 한국, 미국, 일본에 쪼개서 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6.15 공동선언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면 내일부터라도 남북관계는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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