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7월 4일까지 개원이 안 될 경우 역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첫 임시회 기간에 의장단을 선출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국회 사무처는 다음 달 17일 제헌 60주년 기념식 행사 준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100여 개국 귀빈에게 초청장을 발송하고 지금쯤 이들의 참석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국회의장이 없어 초청장 발송도 못하고 있다. 국회의 큰 행사인 제헌 60주년의 성대한 기념식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다음 달 3일 잠시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 국회를 예방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왔지만 반 총장을 맞을 사람이 없어서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26일 열린 백범 김구 선생 59주기 추모식에도 국회의장이 불참했다. 김구 선생 추모식에는 매년 국회의장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다. 카자흐스탄으로부터 6일 열리는 수도 이전 10주년 기념식에 국회의장 초청장이 왔는데도 답변을 못 해주고 있다.
의안 진행이나 각종 행정절차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9일 정부가 제출한 ‘국군부대의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견연장 동의안’은 당장 다음 달 19일부터 1년 동안 359명의 평화유지군 파병을 연장해야 한다. 만약 다음 달 18일까지 연장 동의안 처리를 하지 못할 경우 국회 동의안 없이 파병이 연장돼 헌법 제60조 제2항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 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에 위반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 국회는 이번 달 말까지 2009년도 국회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해야 하지만 이 역시 국회의장이 없어서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장의 부재로 모든 국회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원 구성 협상과 별도로 의장단만이라도 빨리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