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全大 D-2… 계파 세 대결 양상 신경전

  • 입력 2008년 7월 1일 02시 58분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6명의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표 경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손을 잡았다. 왼쪽부터 허태열 정몽준 박순자 공성진 박희태 김성조 후보. 박경모 기자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6명의 후보가 3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표 경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손을 잡았다. 왼쪽부터 허태열 정몽준 박순자 공성진 박희태 김성조 후보. 박경모 기자
정몽준 “계파 모임안돼” 박희태 “범계파적 지지”

허태열 후보에도 “친박 강조말라” 공세

‘친이’회동 결국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

한나라당 7·3 전당대회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치열한 계파 다툼으로 전당대회가 ‘네거티브 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계파 간 세 대결 조짐이 커지자 강재섭 대표는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말을 계기로 네거티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주의 조치를 하는 게 좋겠다”고 경고했다.

전당대회를 나흘 앞둔 이날 KBS ‘한나라당 대표 경선 토론’에 참석한 6명의 후보는 ‘계파 정치’ 문제를 놓고 격렬하게 대립했다. 이날 오후 18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던 친이 인사들의 대규모 회동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 정몽준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오늘 친이 인사들이 모인다고 하는데, 이는 선거법 위반”이라며 “계파를 기준으로 한나라당이 다시 흩어지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 후보는 “의원들의 선거활동을 금지한 당헌·당규를 휴지조각으로 만들면서 쇠고기 문제로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어떻게 말하겠는가”라며 친이 측 박희태 후보와 공성진 후보를 비난했다.

김성조 후보도 “친이 계파가 박희태 후보와 공성진 후보를 같이 밀자는 것 아니냐”며 비난했다.

친박 계파의 허태열 후보는 박희태 후보를 상대한 질문에서 “대규모 회동을 주선한다는 의원이 박 후보 선거운동 본부장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수가 모이면 대세를 만드는데, 전대를 목전에 두고 모이는 것이 순수하게 보이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박희태 후보는 “단 한 사람도 계파로 거느린 적 없다”며 “나는 항상 계파 중립적이다. 범계파적으로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박 허태열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박순자 후보는 허 후보를 향해 “당내에는 친이-친박이 없는데, 친박 대표성을 강조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으로 있을 토론회에서는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공 후보도 “허 후보가 ‘친박’을 강조하며 전대 분위기를 (계파 간 대립 구도로)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 후보는 “당 내부에 갈등이 있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후 친이 계파의 대규모 회동은 당 지도부의 권유에 따라 결국 전당대회 이후로 연기됐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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