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서민 생활에 영향이 큰 52개 생활필수품 가격을 관리하겠다고 밝힌 지 100일이 지났다. 하지만 그동안 52개 품목의 물가지수, 이른바 ‘MB지수’의 상승률은 전체 물가상승률을 2%가량 상회하며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MB지수는 지난해 6월보다 7.7% 상승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5.5%를 앞질렀다. MB지수 상승률은 4월 5.9%, 5월 6.7%로 물가상승률보다 1.8%포인트씩 높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MB지수에서 석유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유가가 오르면서 MB지수가 전체 물가보다 더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MB지수 관리를 위해 10일마다 가격을 점검하며 대책을 내놓았다. 3월 말에는 석유제품 할당관세를 3%에서 1%로 낮췄다. 석유제품 수입을 촉진하고 석유류 제품에 대한 경쟁을 촉발해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의도에서였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보다 높아 휘발유 등 석유제품은 거의 수입되지 않았다. 곡물 할당관세 인하, 유류세 인하 등의 조치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