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처리 못해 아쉬워…공천배제 결정 힘들었다”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퇴임을 사흘 앞둔 3일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표직은 외로운 길이었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퇴임을 사흘 앞둔 3일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표직은 외로운 길이었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퇴임 앞둔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원 문제 마무리 단계

與, 야당에 입지 더줘야”

“솔직히 많이 외로웠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3일 본보와의 퇴임 인터뷰에서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나를 불렀고, 그 길은 외로운 길이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대표는 이후 통합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했지만 올해 1월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부활했다.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대선 참패 후 당의 존립마저 불투명하던 상황을 감안하면 옛 민주당과의 통합, 4·9총선에서 81석 획득 등 재임 시절 거둔 성과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취임 때 ‘독배를 마시는 심정’이라고 했다. 6개월의 소회는….

“당이 도저히 안 되겠구나 하는 시점에서 당을 추스르는 역할을 맡았다. 인내를 갖고 잘 버텨왔다고 자평한다. (옛 민주당과의) 통합을 이뤘고 (4·9총선) 공천에 대해 말도 많았지만 합의제 공동대표라고 하는, 의사 결정을 제대로 못하는 구조에서도 공천혁명을 통해 그나마 81석을 얻었다.”


▲ 영상 취재 : 전영한 기자

―재임기간에 가장 마음 아팠던 일은….

“총선 때 신계륜 전 사무총장 지역(서울 성북을)에 (다른 사람을) 공천할 때가 제일 힘들었다. 지금은 지났으니 여러 말을 할 수 있지만 그때는 공천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아무도 몰랐다. 정대철 상임고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에게도 개인적으로 미안하다. 동교동에서도 나를 섭섭하게 생각했다. 아들(김홍업 전 의원)과 비서실장(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다 날아갔으니….”

―아쉬운 점이 있다면….

“17대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인준을 못 한 것이 아쉽다. 내 리더십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당의 분위기를 인준하도록 바꿀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했다. 낮은 당 지지율 문제는 당 대표로서 마음 아프지만 그것까지 욕심을 낼 수 없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민주당이 여전히 등원하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원혜영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은 선출해 놓고 국회에서 현안을 다루자’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정부 여당이 소수자를 배려해서 야당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입지를 줘야 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아예 빗장을 걸어버렸다. 하지만 이제 등원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고 본다. 단지 시간이 좀 필요한 게 있다.”

―향후 계획은….

“정말로 나를 발가벗겨놓고 다시 보려고 한다. 과연 이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는지, 필요로 한다면 왜 필요로 하는지, 내가 어떤 모습으로 이 사회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지 생각하겠다. 일단 비울 수 있는 데까지 비우면서 쉬려고 한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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