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낙천 딛고 巨與수장 화려한 부활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20여년 검사생활… 13대 당선이후 내리 5선

민자당 시절 촌철살인 논평 ‘名대변인’ 꼽혀

■朴대표는 누구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던 박희태 전 의원이 153석의 거대 여당 수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 역사의 산증인이다. 20여 년간의 검사 생활을 거쳐 1988년 경남 남해-하동에서 민주정의당 후보로 당선된 박 대표는 이 지역구에서 내리 5선을 했다. 통산 4년 3개월의 민정당과 민주자유당 대변인을 거쳐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원내총무,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최장수 대변인을 지낸 박 대표는 ‘정치 9단’, ‘총체적 난국’,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등과 같은 촌철살인의 논평과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구수한 말투, 여야 대립이 극심했던 시절에도 유머로 정치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대변인을 떠난 지 1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정치권이 꼽는 ‘명대변인’이다.

그의 정치인생에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말이 늘 따라다닌다. 신한국당 원내총무 시절 박상천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원내총무와 토론하며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냈고, 국회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때도 야당과의 대화에 주력했다. 지난해 대선 때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경선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박근혜 전 대표와의 화합을 강조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새 대표로 선출

[화보]한나라당 제 10차 전당대회

이명박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이었던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선 승리 때만 해도 자타가 공인하는 ‘18대 국회의장 1순위’였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뜻밖에 당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럼에도 당내 화합과 청와대와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친이명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박희태 대표론’ 여론이 모아졌다.

온화한 성품에 20년 동안 당 주류 자리를 지켜온 ‘정치 내공’으로 당 대표가 된 그는 꼬여 있는 당내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통합, 당과 청와대의 소통, 대야(對野) 관계의 숨통을 틔우는 데 한몫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10년 만의 정권교체, 총선 과반 의석 확보에 큰 힘을 발휘했던 박 대표가 새 여당 대표로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지워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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