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6000억원 투입 매머드급단지 연내 선정
부산-대구등 10여개 지자체도 유치 사활걸어
대전 “기관-인력 이미 구축… 허브기지로 적합”
《민선4기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가 1일로 2년을 넘으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전국 16개 시도는 숙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조정을 기대한다. 지방정부의 재정이 열악하고 지역 간 이해가 엇갈리는 사안이 많아서다.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해 역점을 두지만 주민의 희망과 단체장의 역량 및 의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숙원사업을 대안과 함께 소개한다. 》
대전시 대덕특구지원팀 공무원들은 요즘 밤잠을 설친다.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의료단지) 유치전략을 세우느라 초긴장 상태다.
지난해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과 로봇랜드 유치에 실패한 뒤 의료단지를 활용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계획에 주력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에 35년 동안 30조 원을 투입하면서 대전이 갖춘 지식 인프라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대전시와 전문가들이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다.
▽의료단지 추진 일정=정부는 2037년까지 5조6000억 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의료 클러스터(집적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임상시험센터·벤처타운 연구기관이 들어선다. 국내외 연구기관 입주단지와 연구센터를 포함해 약 100만 m² 규모. 10년간 시설·운영비 1조8000억 원을, 2037년까지 연구개발(R&D)비용까지 모두 5조6000억 원을 투입한다.
의료단지가 생기면 30년 동안 생산효과 82조 원, 고용창출 38만여 명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관련법(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및 지원 관련 특별법)과 시행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입지 선정 기준은 △연구인력, 의료연구개발기관을 유치할 주거 교육 문화 교통 등 정주 여건 완비 여부 △후보지 내 우수 의료 연구개발 기관 수 및 집적성 △국내외 교류 및 협력을 통한 R&D 활동 실적 △용지 확보의 용이성 △지자체의 제도적 물적 지원 수준 △국토균형 발전 기여도 등 6가지.
곧 정부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와 지원기구를 구성해 세부 계획 및 평가 틀을 마련한 뒤 올해 안으로 지역을 확정할 예정이다.
위원회에는 보건복지가족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장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10명 이내의 민간 전문가가 특별위원으로 활동한다. 지역을 선정한 뒤에는 관할 광역단체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간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 필요=이명박 대통령은 대전 대덕특구-충남 행정중심복합도시-충북 오송 신도시를 잇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대통령 선거 때 약속했다.
이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자 대전시는 우선 의료단지를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1단계 사업인 셈이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가장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의료단지가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덕특구가 상당한 연구역량이 있으므로 의료산업의 허브기지로 충분히 여건을 갖췄다는 주장.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주요 인프라 중 하나인 아시아기초과학연구원이 연구병원과 신물질개발센터, 미래장비개발센터 등 부설기관을 설립할 계획이므로 의료단지 기능을 상당 부분 반영한다는 점도 부각하고 있다.
대전시는 2006년부터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대전메디컬포럼과 대전첨단의료산업혁신포럼을 잇달아 만든 뒤 중장기 로드맵을 준비했다.
또 대학교수, 연구원, 시민 등 106명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와 75명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100만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노승무(충남대 교수) 첨단의료산업혁신포럼 회장은 “해외의 주요 의료산업단지는 우수한 연구기관 및 인력이 집중된 곳에 들어섰다. 이런 측면에서 대덕특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지난달 4일 회의에서 “첨단의료산업의 발전과 국가발전을 위해 대전이 적임지임은 학술적으로나 객관적으로 검증이 된 상태”라며 “객관적 기준에 따라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추진단 권기남 회장은 “대형 국책사업을 과거처럼 정치적 논리로 결정할 경우 글로벌 의료산업 강국이라는 목표가 크게 훼손되고 신규 단지 조성에 따른 막대한 예산 낭비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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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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