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김 장관과 조찬 회동을 갖고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한국 정부의 의견을 들어서 필요한 역할이 있으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하겠다”며 “정부도 제가 어떤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당사자 간 해결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옆에서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해 왔다”며 “주유엔 북한대사와도 그런 방향으로 협의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핵 문제에 긍정적인 진전이 있을 때 한국을 방문한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해 더 진전되도록 하자는 기대를 가지고 왔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반 총장이 언급한 ‘역할’에 대해 “북한 방문 등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가능한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장관은 “세계 모든 나라가 유가(油價)와 곡물가 폭등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는데 한반도에서 남북 간에 대화와 협력이 잘 안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반 총장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반 총장은 김 장관에 이어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을 만나는 것으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하고 7일 오전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