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치러진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의 키워드는 ‘당내 화합’과 ‘빼앗긴 정권 탈환’이었다.
대의원 1만2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맹형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새 지도부의 탄생을 축하했다.
○…표결에 앞서 인사말을 한 민주당 지도부는 올 2월 합당한 뒤 겪은 계파 간 불협화음을 고려해 ‘하나로 뭉치자’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박상천 대표는 “분열된 집안은 바로 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원기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선창한 뒤 대의원들의 복창을 유도했다. 선거 결과 발표 직전 실시된 공연에서도 7, 8m 높이의 팔뚝 모형 2개가 무대 중앙에 올려져 서로 새끼손가락을 거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당의 화합을 상징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 즉석공약 제시 및 이색 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친노그룹을 대표한 안희정 후보는 “민주당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의 흔적이 안 보인다. 당사 입구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겠다”고 공약했다. 개혁그룹이 후원한 문병호 후보는 쇠고기 시위에 등장한 노래 ‘헌법 제1조’를 선창하며 박수를 이끌어 냈다.
○…결선 투표 때 단일화를 노렸던 추미애, 정대철 당 대표 후보 진영은 1차 투표에서 승부가 판가름 나자 허탈해했다. 단일화 준비를 해왔던 한 관계자는 이날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장 단일화’를 노렸건만…”이라며 씁쓸해했다. 오후 7시 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는 낙선 후보 지지자들이 행사장을 대거 빠져나가는 바람에 열기가 식은 채 당선자 연설이 이어졌다.
○…사회자가 한나라당 박 대표가 참석한 사실을 소개하자 민주당 대의원들은 큰 박수로 맞이했다. 박 대표는 손학규, 박상천 대표 등이 강도 높은 대정부 비판 연설을 할 때도 자리를 지켰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이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자세에서 탈피해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공식 논평을 자제했지만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