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진 개각, 효과는 ‘글쎄’

  • 입력 2008년 7월 7일 02시 59분


■ 이르면 오늘 발표

이명박 대통령이 이르면 7일, 늦어도 이번 주에 장관 3∼5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15명 국무위원 전원이 6월 10일 일괄 사의를 표명한 지 거의 한 달 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6일 “민주당이 전당대회 이후 국회에 등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쇠고기 정국도 가닥이 잡혀 가고 있는 만큼 이번 주에 개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후임 장관 명단을 놓고 막바지 인선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 총리는 유임이 결정됐고, 장관은 3∼5명이 바뀌는 게 유력하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휘하 직원이 공금 유용 파문을 일으켰던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교체되고 한두 명이 추가되는 ‘3+α’ 식으로 마무리될 듯하다.

이들 후임으로는 정치인보다는 실적이 검증된 관료나 해당 분야 전문가가 대거 기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운천 장관 후임으로는 농림부 차관을 지낸 이명수 전 덴마크 대사와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농어업 부문 공약을 총괄한 윤석원 중앙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른다.

김성이 장관 후임으로는 이경호 문창진 전 보건복지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정치인이지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의 이름도 들린다.

김도연 장관 자리에는 안병만 대통령자문 미래기획위원장, 오세정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김도연 장관은 비교적 이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어 유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α’ 대상으로는 원세훈 행정안전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오르내린다. 원 장관은 정부청사 주차장 유료화 강행으로 공직 사회의 반발을 산 게 문제점이고, 정 장관은 한반도 대운하 주무 장관으로서 ‘1기 이명박 내각’과의 단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 장관은 물가 관리 등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핵심 정책 참모인 곽승준 전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사퇴한 상황에서 정책 라인의 또 다른 축인 강 장관마저 내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총리와 국무위원 전원 사의 표명 카드가 한 달여 만에 소폭 개각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사를)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던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주변을 의식하다 또 한 번 ‘장고(長考) 끝에 실기(失機)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개각 여부를 한 달가량 끌어 인사를 해도 민심을 움직이는 정치적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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