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형 총리실’…4개월만에 실패로

  • 입력 2008년 7월 7일 20시 08분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형 총리실' 실험은 출범한 지 4개월 여 만에 실패로 끝났다.

총리실 관계자는 7일 "쇠고기 파동 이후 총리의 정책조정 필요성이 대두돼 과거처럼 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부활하는 등 내각에 대한 총리의 조정 권한이 강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로 옮겨갔던 사정기능도 되찾아 오고, 과거 암행감찰반 성격의 '정부합동조사반'도 신설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총리실 공무원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의 총리실과는 딴판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올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정부조직의 군살을 빼야 한다"며 "총리는 앞으로 세계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분야에서 할 일이 많다"고 '자원외교형' 총리실을 강조했다.

당시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했던 인물들은 "총리는 헌법에 규정된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제하에서 총리의 역할이 뭐가 있겠느냐"고 말하고 다녔다. 헌법은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총리실을 1장관 3차관 체제를 1장관 2차관 체제로 축소하고, 국무조정실도 폐지했다. 정무 민정 공보수석비서관제도 역시 폐지됐다. 인원도 624명에서 300명으로 절반 이상을 줄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실의 위상을 강화하는 조치들이 현재 논의 중에 있다"며 "새 정부 출범시 총리실의 군살을 뺄 때 폈던 논리와 지금의 주장은 완전히 달라진 게 사실이다. 한치 앞도 못 내다본 조치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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