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직전 당 대표였던 데다 나이도 많아 당초 부의장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더욱이 열린우리당 출신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당내 요직을 차지한 만큼 부의장 직은 옛 민주당계의 좌장인 박 전 대표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박 전 대표 측은 “계파 간 화합을 위해서도 박 전 대표가 부의장을 맡는 게 순리”라며 “옛 민주당계 중 상당수가 당 대표 선거에서 정세균 후보를 지지한 것도 부의장 직은 박 전 대표 몫이라는 무언의 요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 의원 측은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계파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며 실력과 경륜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여야 의원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문 의원이 야당 몫의 부의장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선 옛 민주당계를 대표하는 박 전 대표와 열린우리당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문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김 의원이 이들을 추격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중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자칫 계파 간 세력 대결 양상으로 변할 수 있어 지도부는 일단 중립을 취한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10일부터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고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부의장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