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로회의 시국선언문 발표 “대일 강경책 강구”

  • 입력 2008년 7월 15일 17시 26분


전직 국무총리와 장관 및 문화·종교계 등의 원로들로 구성된 국가원로회의(공동의장 안춘생·이상훈)는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국가발전을 위한 국가원로회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국가원로회의 83명의 회원들은 이상훈 공동의장(전 국방부 장관)이 낭독한 시국선언문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과거를 거울삼지 않는 외교는 있을 수 없다"며 "정부는 '묻지마 과거'식의 유화정책을 즉시 철회하고 대일 강경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오래돼 사용이 불가능한 영변 원자로냉각탑 폭파는 큰 의미가 없다"며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북한이 이미 제조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즉시 폐기돼야 하고,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국제사회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로들은 정치권을 향해 "531만 표의 많은 표 차이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한나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이 5년 동안 실정(失政)을 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정치권에 보낸 이 같은 경고를 명심해서 여당은 자만하지 말고 야당은 더욱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사회를 흔들어놓은 '촛불 시위'에 대해서는 "'촛불'이 나라를 태우고 대한민국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 때문에 정부가 할 일을 못하고, 국가가 품위를 잃고, 외국인 투자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로들은 최근의 고유가에 따른 물가인상에 대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기름절약은 애국 운동"이라며 "불필요한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고, 특히 특권층은 '1인 1차'를 '1가(家) 1차'로 바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로들은 또 "무너진 공교육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공교육을 강화해 자라나는 후세들이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로들은 아울러 △대통령의 도덕적인 인사정책 확립 △야당의 건전한 비판과 국정 협조 △미래의 국가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해외식량기지 확보 △국민여론수렴을 거친 올바른 통일정책 수립 등 총 10개 항목을 시국선언문에 담았다.

이날 시국선언문 낭독 직전 이 의장은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지금 1인당 80달러(2박 3일 일정 기준)를 북한에 줘가면서까지 금강산 관광을 계속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시국선언 행사장에는 이한동 전 국무총리, 이상주 전 부총리, 이종구 전 국방장관 등 국가원로회의 회원 약 50명이 참석했다.

국가원로회의는 부정부패 척결과 도덕국가 건설을 목표로 1999년 7월 7일 각계 원로 33명이 창립한 애국운동단체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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