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전당대회와 7·6 전당대회에서 각각 여야 대표에 오른 박 대표와 정 대표가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을 찾은 정 대표는 “한나라당이 엄청난 과반 의석을 갖고 있어서 걱정도 든다”며 “박 대표가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정치를 말해 왔기 때문에 의석과 관계없이 야당을 파트너로 생각해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대화와 타협은 정치의 생명이다. 만일 야당이 없다면 여당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며 “부드러워야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옛말을 신조로 하고 있으니 서로 머리를 맞대고 화해 정신으로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어 자신이 제안한 여야정 원탁회의를 거론한 뒤 “몇몇 현안 때문에 국정이 순조롭지 못하니까 이런 때는 여야와 대통령이 지혜를 모으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대통령을 포함시킨 여야정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그는 또 “정책위의장을 통해서 실무적인 접촉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즉석에서 여야 접촉 개시를 제안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좋은 말씀”이라고 호응했다. 하지만 그는 “여야정까지는 괜찮은데 ‘정’자(字) 위에 점을 하나 더 붙이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며 청와대를 원탁회의에 포함시키는 것에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 대표는 이어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를 찾아가 “창조한국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제 정당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정 대표는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와는 일정상의 이유로 전화를 걸어 당선 인사를 했고, 16일에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를 예방할 예정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