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장은 이날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 도착해 김하중 장관 등 통일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 윤 사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에게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 등에 따르면 피해자인 고 박왕자(53) 씨가 숙소인 비치호텔을 출발한 시간은 당초 알려진 4시 반보다 이른 4시 21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호텔 폐쇄회로(CC)TV에 촬영돼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던 박 씨의 호텔 출발 시간이 앞당겨짐에 따라 박 씨의 이동 거리와 시간 등을 놓고 새로운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또 “(시신) 발견 거리, 피습 거리 등도 새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기존에 알려진 것과) 큰 차이는 아니고 몇 m 차이”라고 말했다.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책임자들은 이날 오전에도 윤 사장에게 “초병이 공포탄 1발, 실탄 2발을 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발포 시간과 관련해 “군인이 시계를 보고 발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으나 현대아산 측은 발포가 일출 직전인 오전 5시를 전후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통일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아산의 현장 실측(實測) 결과 숙소인 비치호텔에서 군사 경계구역을 알리는 펜스까지의 거리는 1080m로 보통 사람의 걸음으로 14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안으로 관측한 결과 펜스에서 북한 군 초소가 있는 기생바위까지의 거리도 1.2km나 돼 박 씨가 숙소에서 기생바위를 돌아 1km의 거리를 되돌아오기까지 총 20∼30분이 걸렸다는 북한 측의 주장은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게 현대아산의 판단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북측에 사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전화통지문 전달을 두 차례 시도했으나 거절당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