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의 뇌물수수 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한나라당이 김귀환 서울시의장을 서둘러 징계하기로 하는 등 파문 진화에 나섰지만 파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 의장에 대한 징계를 검찰 기소 이후로 미뤘던 당초 방침을 바꿔 21일 열리는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등의 징계를 결정하기로 했다.
‘법원 판결 전 무죄추정 원칙’이나 ‘당헌 당규 규정’을 들어 징계를 미루다간 정부 여당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희태 대표가 “범법자를 감쌀 어떤 이유도 없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부산시의회에서 금품 수수 논란이 벌어진 점도 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은 김 의장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소문이 난 일부 국회의원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부패 정당’ 이미지를 부각시킬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20일 김 의장 징계를 추진하는 한나라당에 대해 “깃털만 징계하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에게 전달된 후원금은 형식적으로는 합법적 후원금이라도 대가성 여부가 있는지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