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 신설

사건발생 2단계만에 대통령 보고

외교수석이 센터장… 대통령실장 안거치고 직보

청와대는 22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의 보고 지연 등 위기 관리 시스템의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기존의 위기정보상황팀을 ‘국가위기상황센터’로 확대 개편키로 했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겸임하는 위기상황센터장은 위기 상황 발생 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동시에 대통령실장 및 관련 수석비서관들에게 내용을 통보해 국가안전보장회의, 관계장관대책회의, 긴급수석비서관회의 등에서 후속조치를 협의토록 했다. 재난과 사회 분야 위기 상황은 정무수석비서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국가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각 정부 부처 상황실에서 청와대 위기정보상황팀에 보고한 뒤 대통령실장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하던 것을 위기상황센터장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체제로 개편하게 됐다.

특히 위기상황센터는 합동참모본부, 국군기무사령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검찰 등 주요 정보기관은 물론 현대아산과 같이 외교 안보와 관련된 민간업체로부터도 상시 직보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금강산 사건의 경우 현대아산→통일부→청와대 위기정보상황팀→대통령실장 및 외교안보수석비서관→대통령에 이르는 복잡한 보고 체계를 거치느라 사건 발생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8시간 30분이나 걸렸다.

개편된 체제에서는 현대아산→청와대 위기상황센터→대통령으로 보고 체계를 단순화해 보고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대통령실장 직속이던 옛 위기정보상황팀과 달리 위기정보상황센터는 독립조직이며, 센터장 아래 위기상황팀장도 2급 선임행정관에서 비서관급(1급)으로 격상되고 인력도 종전 15명(팀장 포함)에서 4, 5명 정도 보강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기존 위기정보상황팀은 과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의 위기관리센터를 재편해 6개월 한시 조직으로 운영해 왔으나, 금강산 사건을 계기로 초기 위기 대응 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NSC 사무처가 정보상황관리와 정책 수립 및 조율 기능을 독점하다시피 한 반면 위기상황센터의 기능은 정보상황관리에 국한되며, 정책 수립과 조율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외교안보실무조정회의 등이 맡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