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원인 질의과정서
韓총리 - 강봉균 의원 설전
정연주 KBS사장 출두거부
金법무 “법-원칙따라 처리”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현 경제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처럼 어렵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긴급현안질의에서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의 “현 경제상황이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최근 투자와 소비, 경상수지 등 수출을 제외한 거시 경제지표가 외환위기 직전과 유사한 트렌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장관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운지와는 별개로 정부는 그때 같은 위기 상황이 올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긴급현안질의에서 한승수 국무총리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증가하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일정 수준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며 공공요금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우선 자원 배분의 왜곡이 심한 산업용 요금부터 현실화하고 주택용은 단계적 인상 등을 통해 서민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회의장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유가 고물가 등 민생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로 정부를 추궁했다. 그러나 경제 위기 원인에 대해선 정부여당과 야당 간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민주당 강봉균 의원과 한 총리는 여권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하는 것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한 총리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느냐”는 강 의원의 질의에 “지난 5년의 경제운용은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서 운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문민정부 때 성장잠재력이 7.5%였으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는 성장률이 4%대로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이 “참여정부 때 4.5%였다”고 말을 끊자 한 총리가 “가만히 계세요”라며 언성을 높여 민주당 서갑원 원내 수석부대표가 단상에 나가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한때 소란이 벌어졌다.
한편 정연주 KBS 사장의 거취를 놓고도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정부가 KBS 정연주 사장을 곧 해임하고 검찰이 정 사장을 기소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정 사장이 결국 그렇게 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배임의 성립 여부는 조정의 과정과 내용을 따져봐야 하고 검찰은 다만 KBS 내부 고발에 따라 수사에 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 사장이 검찰의 출두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통상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