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李대통령, 경찰 문책이 아니라 자책해야 할때”

  • 입력 2008년 7월 23일 11시 04분


보수논객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가 23일 촛불집회 경비를 맡았던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경찰대학장 전보와 관련해 “대통령은 서울경찰청장을 문책할 게 아니라 자책(自責)해야 한다”며 “경찰이 무너지면 체제가 붕괴 된다”고 비판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이트에 ‘대통령이 경찰을 이렇게 대할 순 없다’는 논평을 내고 “정부가 서울경찰청장에서 일종의 문책성 인사를 했는데 이는 청와대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라며 “경찰이 진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할 대통령과 한나라당과 언론이 시위대를 북돋우는데 서울경찰청장이 강경진압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조 전 대표는 “지난 석 달에 걸쳐 대한민국 심장부를 마비시킨 촛불난동은 민주정부 타도를 노린 불법폭력시위”라며 “연인원으로 100만 명이 넘을 불법시위대의 공격으로 경찰관 약 500명이 다쳤고 경찰차가 120대 파손됐지만, 경찰이 구속한 인원은 13명이다. 경찰이 마음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는 경찰을 향하여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고, 경찰간부 얼굴에다가 침까지 뱉었다. 일부러 도발한 것”이라며 “불법시위대에 발길질을 한 경찰관이 입건되고 그 지휘관은 직위해제 되었다. 쇠파이프를 든 폭도들에게 총도 최루탄도 쏘지 않았는데 과격 진압했다고 욕하는 언론은 지구상에 한국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폭도들을 선처해달라고 압력을 넣었고 부상경찰을 위문해야 할 대통령은 폭도들을 향하여 두 번이나 사과했다”며 “좌경방송과 신문은 연일 경찰의 진압을 과격하다고 매도하고 야당은 폭력시위 현장에 나와 폭도들을 격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찰은 심리적으로 고립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 정도로 버틴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 “이명박 정부는 경찰이 체제수호의 ‘최후 방어선’이란 것을 잘 모르는 듯하다. 경찰은 군대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여당은 경찰을 잘 부릴 줄 모른다. 지금 경찰은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한다”며 “오늘밤도 거리를 지킬 전경들은 대통령이 자신들을 실컷 혹사만 하고 찬밥만 준다는 생각을 할지 모른다. 경찰은 체제 수호의 최초 방어선이자 최후 보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22일 한 서울청장의 경찰대학장으로 이동과 관련해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이 며칠 전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보직변경을 스스로 건의했다”며 “이유는 두 달 이상 촛불집회와 관련한 경비를 지휘하면서 피로가 누적됐다는 데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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