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실에 제출한 ‘추경 명세’에 따르면 정부는 2010년 완공 목표인 부산지하철 3호선 사업의 공사기간이 동래 고분지역에서의 문화재 출토로 5개월 정도 늘어나자 이를 앞당기기 위해 추경 예산 200억 원을 책정했다.
또 출퇴근 차량, 경차, 화물차 통행료 할인으로 인한 도로공사의 수입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사유는 ‘최근 3년간 통행료 감면액으로 약 4100억 원이 소요됐으며 올해 통행료 수입(2조7000억 원)은 차입원리금(3조 원) 상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
또 400억 원의 추경 예산이 투입되는 서울지하철 9호선 사업(지난해까지 총 9790억 원 투입)은 2001년 시작돼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시운전을 거쳐 내년 7월에는 개통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추경 예산 투입으로 내년 7월 개통을 5월로 2개월 앞당긴다는 목표다.
도로 건설 지원 및 철도 등 공사기간 단축 등에 사용될 추경 예산은 △도시철도 1050억 원 △일반 및 광역철도 2600억 원 △기타 6780억 원 등 모두 17개 사업 1조430억 원에 이른다.
현 국가재정법은 재정의 방만한 운용을 막기 위해 추경 예산 편성 사유를 △전쟁 또는 대규모 재해 발생 △대량 실업 및 경기침체 등 중대 변화 △법에 따라 국가 지출이 생긴 경우 등 3가지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전 정책위의장은 “국가재정법에 있는 ‘경기침체’는 두 분기 이상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의 중대 상황을 의미한다”면서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니며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민생안정 효과도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철도 지하철이 조기 개통되면 고유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교통비 절감에 효과가 있다”면서 세부 사업들이 민생 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예산정책처는 24일 “정부가 전기 가스 요금 안정 지원을 위해 추경 예산으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적자를 보전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양 공사에 추경 예산 1조2550억 원을 투입해 적자액의 일정 부분을 보전키로 했으며 이는 요금 인상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
그러나 정부는 하반기부터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방침을 밝힌 바 있고, 양 공사의 올해 1분기 당기 순이익이 각각 2191억 원(한전), 3932억 원(가스공사)에 달해 예산 지원은 오히려 공기업의 경영 효율화를 저해하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