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0·4선언 빌미로 대남비난 퍼붓는 건…”

  • 입력 2008년 7월 31일 02시 55분


“지난10년 ‘햇볕’이 남긴 한국냄새 지우기”

통일硏서재진 실장 보고서

이명박 정부가 6·15남북공동선언 및 10·4정상선언을 이행해야 한다며 연일 비난을 퍼붓는 북한의 행태는 ‘진심’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재진(사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30일 연구원이 발간한 ‘남북 상생·공영을 위한 비핵·개방·3000 정책의 이론적 체계연구’ 보고서에서 “북한이 대남 비방을 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의도적으로 남북 관계를 속도 조절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한국의 흡수 통일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의 진전을 체제 위협요인으로 인식한다”며 “북한이 최근 ‘햇볕정책 10년이 남긴 한국 냄새 및 영향력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계속되자 남한의 정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위기를 피했고 최근 북-미 관계가 개선되자 국제사회와의 협력 증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 실장은 “북한은 지난 연말 연초에 ‘우리 민족끼리’라는 구호하에 추진한 남북 교류의 성과를 검토하고 이것이 북한 내부에 미친 후유증을 우려해 대남 전략을 바꾸는 방향으로 정책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 실장은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신인도를 높이고 경제난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비핵·개방 3000 구상’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북한의 비핵화와 ‘정상 국가화’ 및 경제 재건을 촉진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