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 광개토대왕함 등 방어훈련 출동… 연말 한차례 더 실시
“독도 전방 ○○마일, 괴선박 발견.”
올해 들어 첫 독도방어훈련이 실시된 30일 오후 1시경. 동해상을 날고 있던 해군 해상초계기(P-3C)의 레이더에 독도로 접근하는 국적불명의 선박 1척이 포착됐다.
해상초계기는 무선 교신으로 국적과 항로를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괴선박은 교신을 거부한 채 독도 인근 영해로 계속 들어왔다.
같은 시간 울릉도의 해군 조기경보전대(레이더부대)도 괴선박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해군 1함대사령부에 보고했다. 해군 1함대사는 다시 이를 해양경찰에 통보했다.
해경은 독도 인근 해상에서 초계활동을 하던 태평양 7호와 한강 8호를 긴급 출동시켜 경고방송과 차단 기동 등을 통해 괴선박이 영해로 들어오려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괴선박은 해경정의 저지를 뚫고 독도 앞 영해를 침범했다. 이에 한국형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과 호위함, 초계함 등 6척의 해군 함정이 현장으로 출동했고 공군 최신예 F-15K 전투기 2대도 대구 기지에서 긴급 출발했다.
20여 분 만에 독도 상공에 도착한 F-15K 전투기들은 공대공 미사일과 하푼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해군 함정과 해경경비정을 엄호했다.
F-15K 전투기의 위협 비행과 해군 및 해경함정들의 대응기동 등 군경 합동전력이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이자 괴선박이 급히 항로를 바꿔 공해상으로 물러나면서 훈련은 종료됐다.
해군은 이날 훈련에서 독도 영해와 영공, 해저로 접근하는 항공기와 선박, 잠수함 등을 탐지 수색하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그동안 한일관계 등을 고려해 독도방어훈련을 비공개로 실시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맞서 확고한 영토수호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훈련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는 이달 초 실전 배치된 F-15K 전투기를 비롯해 첨단전력이 다수 참가했다”며 “독도방어훈련을 연말에 한 차례 더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