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 ‘방미 선물’ 공방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 관련한 ‘설거지론’에 대해 “4월 18일 협상은 (참여)정부가 1년 전부터 기본 원칙으로 정한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1일 국회 쇠고기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 “2월 말 농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으로부터 협상 과정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며 “OIE 기준 완전수용이라는 큰 방침은 지난해 말 세워진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OIE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 모든 연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안전하다고 판명하고 있다.
정 장관은 또 “노무현 정부는 정치적 측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대해) 조금 변화가 있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유증으로 (개방에) 여러 가지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특위에서는 한미 쇠고기 협상이 누구 잘못이냐를 놓고 전 정부와 현 정부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이번 협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선물이라면 선물을 주기로 약속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4월 최초 협상은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급조된 짜깁기 협상”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동석 전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선물을 줬다고 하면 우리가 미국에 준 게 아니라 미국이 우리에게 준 것”이라고 말하자 야당 의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국정조사장에서 퇴장해 정회가 선언됐다.
한편 정 장관은 농식품부가 MBC PD수첩을 수사 의뢰한 것에 대해 “(PD수첩 보도로) 수천 명이 나에게 ‘매국노’라고 외쳤는데 그 이상의 명예훼손이 어디 있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민주당 김우남 의원이 “사표가 수리 안 됐느냐. 떠나가는 사람은 뒷모습이 좋아야 한다”고 하자 정 장관은 “떠날 때 말없이 가고 싶은데 그렇게 안해 주고 있잖느냐”고 반박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