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은 3일 북한 군 담화 발표와 관련해 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번 담화로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혹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현대아산은 이날 오전 북측의 담화 발표 이후 윤만준 사장을 비롯한 임원과 간부급 직원들이 출근해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현재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해 금강산에 머물고 있는 인원은 △남측 인원 262명(현대아산 47명, 협력업체 직원 215명) △중국동포 557명 △외국인 16명 등 모두 835명이다. 이는 금강산 총격 사건 당일인 지난달 11일 금강산 체류 인원 1350명의 61.9% 수준이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총격 사건 이후 이달 2일까지 관광객을 맞이하는 직원과 계약이 만료되는 중국동포 직원 위주로 모두 515명을 자체적으로 철수시켰다.
이날 북측이 ‘불필요한 남측 인원을 추방하라’고 한 것은 북측과의 합의 사항에 규정되지 않은 것인 데다 표현 자체가 모호해 현대아산은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현대아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이강연 부사장은 “불필요한 남측 인원을 북측이 추방한다는 것은 남측과의 기본 합의에는 없는 것”이라며 “불필요한 인원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 수 없고 중국동포라도 숙련 노동자이기 때문에 필수요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특히 북측의 담화가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5주기(4일)를 하루 앞두고 나오자 더 난감한 표정이었다. 화해 분위기 조성을 내심 기대했지만 이번 담화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더욱 보이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아산 측은 “아무래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금강산 시설 운영을 맡는 직원 등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좀 더 많은 인력이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사장 등 현대아산 임직원 23명은 4일 북한 금강산 온정각 앞 정 회장 추모비에서 참배 행사를 치르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