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최근 ‘전담경호대’를 구성해 비상 경호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이번 부시 대통령 방한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최대 외빈 행사인 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반대 촛불시위 등이 있었던 만큼 각별한 경계 아래 사상 최대 규모의 경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호처는 이를 위해 지난달 중순 ‘부시 대통령 전담경호대’를 구성해 실전훈련에 돌입했으며, 지난주 방한한 미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대(SS) 소속 선발대와 함께 공동작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공식행사가 열리는 청와대는 물론 부시 대통령의 숙소와 이동경로를 일일이 점검하며 시나리오별 위기대응 전략도 세우고 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특히 자체요원뿐만 아니라 경찰과 경호부대 등을 총괄 지휘하는 경호처는 숙소와 행사장에서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한편 부시 대통령 가족에게 제공되는 모든 음식에 대한 검식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부시 대통령의 방한기간에 예상되는 반미시위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숙소 경호와 이동경로 경비에 7000여 명, 시위 대응에 1만6000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찰은 주로 시위대 대응과 교통통제를 맡고 부시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근접 경호는 경호처와 미측 요원들이 합동으로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李대통령, 부시에 자개 디지털액자 선물키로▼
이명박 대통령이 5일 방한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가족을 위해 한국의 전통 문양이 들어간 다양한 선물을 준비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4월 미국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두 정상이 티타임이나 오찬에서 간단한 선물 교환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위해 전통 자개무늬가 새겨진 디지털 액자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4월 미국 방문 당시 두 정상이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담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가족과 지인의 사진을 집무실 등 주위에 두고 보는 것을 즐긴다고 해서 마련했다”고 전했다.
또 책 표지와 서표(書標)도 준비했다. 서표에는 낚시를 즐기는 부시 대통령의 취미를 감안해 물고기 세 마리가 그려진 ‘삼어도’ 문양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로라 부시 여사에겐 십장생 무늬를 자수한 책 표지와 초충도(草蟲圖) 등 신사임당 그림 2점을 자수로 새긴 서표를 전달할 예정이다.
부부가 함께 볼 수 있도록 영문으로 번역한 한국작가의 소설 2권도 마련했다. 이번 방한에 동행하는 딸 바버라 씨를 위해서는 전통 문양을 기하학적 무늬로 도안한 보석함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고려시대 전통 활인 각궁(角弓)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영문 이니셜(M.B. LEE)이 적힌 가죽잠바와 텍사스산 가죽 가방을 선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