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방한’ 둘로 나뉜 민심…도심 곳곳 찬반 집회

  • 입력 2008년 8월 5일 19시 57분


한 쪽에선 환영 애드벌룬 띄우고, 다른 한 쪽에선 반대 피켓 시위 벌이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환영 행사와 반대 시위가 잇따랐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충돌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경,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하늘이 형형색색 애드벌룬으로 장식됐다. '한미 동맹 강화' 'Welcome President Bush(부시 대통령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와 성조기, 태극기가 하늘을 떠다녔다.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정주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 영상취재 : 임광희,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보수 기독교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주관으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구국기도회에는 2만 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미동맹 강화, 국민화합 국론 통일, 독도 수호 등을 주제로 기도회를 열었다.

오후 6시부터는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로 이루어진 '부시 방한 환영 애국시민연대'가 서울광장에서 환영행사를 이어갔다.

뉴라이트 변철환 대변인은 "방한을 반대하는 집회는 우방국가인 미국에 대한 결례가 될 수 있고 자칫 반미운동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환영행사를 열게 됐다"며 "또 독도문제에 빠른 대처를 해준 우방에 환영의사를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광장에서 320m 떨어진 청계광장에서는 진보단체의 반대 집회가 열렸다. '광우병 강요하는 한미동맹 반대한다'는 등의 피켓이 광장을 메웠다.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300여 명은 오후 1시 반부터 '대학생재협상단 발족식'을 갖고 부시 대통령에게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손을 잡고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옆에서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소가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 소속 1000여 명도 오후 5시경 종로 보신각 앞에서 '부시 대통령 방한반대 반전평화 행진'을 주제로 집회를 열고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오후 7시부터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어 부시 대통령 방한을 규탄했다.

부시 대통령의 전용기가 도착하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주변에서도 반미집회와 환영 행사가 벌어졌다.

반미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서울공항 앞에서 오후 5시부터 방한 규탄 집회를 강행했다.

같은 시각, 보수단체도 같은 장소에서 부시 환영행사를 열어 한때 두 단체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가용경찰력이 총동원되는 갑호비상령을 내리고 180개 중대, 1만6000명의 경비 경력과 7000명의 경호 경력 등 모두 2만3000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강혜승기자 fin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