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지사 “그러니까 충청 민심 못 얻는 것”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5일 대표 취임 후 첫 민생 탐방을 위해 4월 총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한 충남·대전지역을 방문했다.
이날 탐방에는 박 대표를 비롯해 정몽준 허태열 공성진 박순자 송광호 박재순 최고위원과 안경률 사무총장, 임태희 정책위의장, 황진하 김기현 정책조정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함께 충남도청 대전시청 대덕연구단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을 찾았다.
박 대표는 충남도청에서 열린 지역 당정협의회에서 “충청지역에서 4월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새 출발을 위한 다짐을 하기 위해 왔다”며 “어떤 노력을 해서라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충심(忠心)’을 얻는 데 모든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첫 민생 탐방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완구 충남도지사와 박성효 대전시장은 ‘충청 소외론’을 거론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지사는 “행복도시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지역 현안이 정부 출범 후 8개월이 되도록 진전이 없자 민심이 험악해졌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정부와 대통령이 대선에서 했던 공약을 조만간 확정해 주지 않으면 수일 내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지역 당정협의회에서는 충청 소외론을 놓고 이 지사와 박순자 최고위원 사이에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 지사의 ‘충청권 인사 소외론’에 대해 “인사에는 원칙과 능력을 고려한다는 기준이 있다”면서 “무조건 지역을 안배해야 한다며 충청의 소외감을 얘기하는 것은 지사 처신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박 최고위원은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니까 한나라당이 충청 민심을 얻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왜 여기에 왔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당정협의를 마친 뒤 박 대표 등은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을 반대하는 토공 노조 50여 명에게 막혀 10여 분간 출발이 늦어지기도 했다.
대전=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