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유린행위는 원인에 따라 크게 ‘독재체제에 의한 것’과 ‘경제난으로 인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통일연구원은 6일 발간한 ‘2008년 북한인권백서’에서 독재체제에 대해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에 대한 개인숭배, 일당독재, 군대와 공안기구를 통한 물리적 힘의 남용 등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인의 존엄 및 자유권, 생명권, 거주 이전의 자유 등 이른바 ‘시민적 정치적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체제 전환에 따른 경제난의 여파로 식량권, 사회보장권, 근로권 등 ‘경제 사회적 인권’의 침해도 여전하다고 백서는 설명했다.
대북 ‘햇볕정책’이 실행된 10년 동안 국내 일부 세력은 ‘우선 먹는 문제가 중요하다’며 경제 사회적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해 대북 경제 지원의 논리로 사용했다. 그러나 객관적인 조사 결과들은 정치적 인권 유린이 훨씬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지난달 22일 발간한 ‘2008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입수된 북한 내 인권 침해 사례 6738건 가운데 정치적 인권 침해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침해된 인권의 종류는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55.8%) △생명권(17.8%) △이주 및 주거권(9.6%) △생존권(5.1%)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3.1%) △노동권(2.9%) 등의 순이다.
가장 심각한 유형의 인권 침해는 공개처형이다. 통일연구원은 “경제난으로 사회 일탈 행위가 증가하면서 체제 유지를 위한 공개처형도 늘어나고 있다”며 “공개처형은 북한이 스스로의 법을 어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