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특사등 가닥잡아
청와대가 최근 주요 정책을 발표하거나 결정을 내릴 때 참고 자료로 신문 스크랩을 활용하고 있다.
신문 스크랩에는 매년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국정운영 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여야 간 국회 원 구성 힘겨루기, 추석 민생대책 발표 등 특정한 시점에 일어나는 비슷한 현상들에 대한 소개는 물론이고 이후 여론의 반응도 함께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각종 기록물을 대부분 가져가는 바람에 참고할 자료가 특별히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실제 청와대는 8·15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신문 스크랩을 활용했다.
당시 청와대는 경제인과 정치인을 특사 대상에 포함시키느냐를 두고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뜩이나 낮은 국정 운영 지지율 속에서 자칫 비판 여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역대 정권의 특사 관련 기사를 모두 검색한 결과 어느 정권, 어느 시점이든 특사가 이뤄지고 나면 특사 남발이란 비판 여론이 반드시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국민통합이 우선이란 판단 아래 경제인과 정치인을 대거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개혁 과제들을 다시 힘 있게 추진하기 시작한 것도 신문 보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문 스크랩을 보다 보니 역대 정권들은 출범 후 6개월 내에 각종 개혁 작업을 힘 있게 추진해 성과를 올린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고 결국 분위기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