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나라 당직자들과 만찬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 180여 명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대규모로 당직자들과 만찬을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 (가까이) 됐다”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꼈으며 이제 많은 것을 결심하고 행동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요즘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많은 걱정을 한다”며 “나는 경제에 전념할 테니 한나라당이 밑받침을 해 달라. 이렇게 든든한 ‘백’이 있는데 내가 뭘 걱정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여당은 국민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야당일 때는 비판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비판의 대상이고 무한책임을 지게 된 것”이라며 “나도 요즘은 야당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앞서 박희태 대표는 인사말에서 “당과 청와대는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하고 “당은 대통령을 위하여, 대통령은 당을 위하여, 당과 대통령은 국민을 위하여”라는 구호로 ‘당청(黨靑) 화합’의 건배를 제의했다.
안응모 국책자문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이 집권한 것은 우파가 오만방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한선교 홍보기획본부장은 “한류의 본질은 ‘다이내믹 코리아’이며, 대통령은 그 다이내믹의 대명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헤드테이블에 앉은 공성진 최고위원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표출된 중국인들의 반한(反韓) 기류를 우려하자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앞으로 관계를 잘해야 한다”면서 “이번에(25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한국에 오면 대접 잘해서 오해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이제 이 정권은 봄을 맞이했다”며 “씨를 뿌리고 열매를 맺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최근 내부회의에서 “MB(이 대통령의 영문 이니셜) 리더십이 주눅 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눈이 많이 올 때는 맞아야 하나 정책이 바르고 국가를 위한 것이라면 당당하게 펴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