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50만 佛子 모임, 27개종단 힘 하나로”

  • 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0분


■ 27일 범불교도대회 조계종 등 총력 준비

지관 총무원장 “50만명은 참석해야” 발언에

홍보전단 100만장 - 일간지 광고등 참가 독려

해인사 등 대형 사찰별로 버스 50~100대 동원

“바람이 멀리서 불어도 결국 내 몸에 닿듯이, 당장 닥치지 않는다고 각성하지 않는다면 부처님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19일 열린 직할 교구 주지회의에서 참석자들을 질타했다. 이날 회의에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참석자가 절반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또 지관 스님은 “(범불교도 대회에) 한 50만 명은 참가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예상 참가자 수를 밝혔다.

조계종은 27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개최되는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 대회(범불교도대회)’에 전력을 쏟고 있다.

특히 지관 스님이 50만 명을 언급한 뒤에는 대회의 참가자 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가자 수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지만 사찰별로 참가자 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범불교도 대회 봉행위원회에 소속된 스님들은 21일 가진 간담회에서 “경찰이 참여 인원 규모를 적게 추산하더라도 언론에서는 나름대로 소신 있게 추정해 보도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범불교도대회 상임 봉행위원장인 원학 스님(총무원 총무부장)은 “종교 편향과 관련해 정부에서 불교계가 납득할 만한 수준의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이른 시일 안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게 하려면 이 대회에서 결집된 불자의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에서는 50만 명은 상징적인 수이고, 현실적으로는 25만∼30만 명을 최대 인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7일이 평일이라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불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부처님오신 날 연등축제 참가자가 5만 명 안팎이기 때문이다.

조계종은 당초 이 대회 개최 날짜로 23일을 고려했으나 베이징 올림픽 폐막(24일)을 앞두고 있는 시점인 데다 주말 교통 사정을 감안해 27일로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는 27개 종단이 참여하지만 천태종 2만 명, 태고종 1만 명, 관음종 5000명∼1만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은 조계종의 몫이다. 이를 위해 조계종은 불교와 관련된 방송, 신문에 대회를 홍보하고 21일부터 6, 7개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한다. 주요 사찰에는 홍보 전단 100만 장을 내려 보냈다.

참가자들은 해인사 통도사 범어사 등 큰 사찰이 많은 영남권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수도권과 기타 지역도 각각 3분의 1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인사 통도사 범어사 등 지방의 대형 사찰들은 각각 버스 50∼100대를 이용해 2000∼4000명을 집회에 참가하게 할 방침이다. 서울의 경우 봉은사와 도선사는 3000명, 조계사 5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봉행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인 진화 스님(봉은사 총무)은 “봉은사는 10일 자체 시국법회를 개최했고 21일에는 신도회 임원 500여 명이 모여 집회 참가 상황을 헤아린다”며 “그동안 종교 차별의 사례와 문제점을 신도들에게 알려 왔기 때문에 참가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에는 조계종에 등록된 1만3000여 명의 스님 중 약 5000명의 스님이 참가할 예정이다. 20일에는 참선을 위주로 정진하는 전국선원수좌회의 모임에서도 적극적으로 범불교도대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조계종 총무원 대변인 겸 기획실장인 승원 스님은 “이번 대회는 그동안 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불교의 27개 종단이 하나로 힘을 모은다는 점에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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