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사진) 경기지사는 21일 수도권 규제 등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정책과 관련해 “균형발전은 공산당도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말했다.
전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일부 자치단체장의 발언이 상궤를 넘었다”며 김 지사 등을 겨냥한 데 대해 하루 만에 공개 반격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한민국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을 꽁꽁 묶어 놓고 어떻게 경제를 살리느냐”며 “현실에 맞지 않는 것으로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옛 소련과 중국의 예를 들면서 “균형발전이라는 것은 옛날에 공산당도 추진했지만 다 실패했다”며 “수도권이 발달돼 지방을 도와주는 쪽으로 가야지 어느 지역을 묶는다는 것은 제로섬(zero-sum) 게임이고 공산주의 원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대표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민심을 정확하게 들어야지 자기에게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로 판단하면 안 된다”며 “정확한 현실과 민심을 아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균형발전을 하겠다는 것은 정치인이 오만에 빠진 결과”라고도 했다.
김 지사는 ‘대권을 의식해 일부러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것’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대권을 생각한다면 다른 지방을 고려해 적당하게 넘어가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득이지만 그것은 제 양심과 민심에 어긋난다”고 일축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데 대선 때 공약을 했는데도 왜 안 하는지…”라며 “최근 촛불시위를 많이 하니까 대통령이 신중해져서 자꾸 이것저것 고려하다 보니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 이래서 경제가 살아나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