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한국은 가장 신뢰하는 동맹”

  • 입력 2008년 8월 29일 03시 07분


■美대사 내달 이임 앞두고 마지막 간담회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지만 한국은 미국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가이다. 미국은 군사동맹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제3세계 개발 등 지구 차원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한국이 강력한 동반자가 되어 주기를 희망한다.”

만 3년간의 서울 생활을 마치고 다음 달 귀국하는 알렉산더 버시바우(사진) 주한 미국대사는 28일 대사관저인 하비브 하우스에서 기자들과 가진 마지막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근무하는 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무리했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가 해결됐다. 북한 문제도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自評)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미국 입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이 몇 달 앞으로 다가왔고, 한국 젊은이들이 일하면서 영어를 공부하는 ‘웨스트(WEST·Work, English Study and Travel) 프로그램’도 몇 달 후 실시된다”며 “만족감을 갖고 떠난다”고 이임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양국 정상 간 신뢰가 돈독해진 것을 비롯해 동맹관계가 더욱 발전했다”면서 “노무현 정부 때 한미관계는 부침(up and down)이 있었고, 가끔 최고 지도자 간 신뢰 수준이 바라는 것보다 낮은 적이 있었다. 특히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한미 간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노무현 정부 때도 한미동맹은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는 재임 중 가장 어려웠던 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을 꼽았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인들이 과학을 더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홍역을 치른 것과 관련해 그는 “분명 정관사가 붙은 ‘The science(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과학적 사실)’를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science(정관사가 없는 경우엔 과학을 의미)’를 배우라는 것으로 해석됐다”며 “한국에서 나는 ‘learn’이란 단어를 (새로) 배우게 됐다”고 농담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그는 “비군사적(non-military)인 부분이 될 것이며, 아프간 경찰 훈련지원도 양국이 협의 중인 것 가운데 하나”라며 “미국은 지난해 한국이 겪은 아프간 인질 사태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해 버시바우 대사는 “돈이 걸려 있는 협상은 어렵고 정치적으로 민감성이 있다”며 “매년 협정을 만들지 말고 한번 한 협정을 몇 년씩 적용한다면 정치적 민감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3주 뒤 귀국하면 32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접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버시바우 대사는 “대사직을 세 번이나 하는 바람에 11년 만에 워싱턴의 집에 돌아가게 된다”며 “아직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을엔 미 의원들을 상대로 한미 FTA 비준 설득 활동을 할 것이다. 한국과 동아시아 정세와 관련된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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