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세금 깎기’ 경쟁

  • 입력 2008년 8월 30일 02시 53분


한나라 “법인세 3~5%P, 근소세 2%P ↓”

민주당 “부가세 3%P 내년까지 한시인하”

여야 정치권이 ‘감세(減稅)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대선과 올해 총선에서 감세 공약을 내놓았던 한나라당은 28, 29일 충남 천안시 지식경제부 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민주당도 같은 날 강원 홍천군 대명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부가가치세 인하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두 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감세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나라당의 감세안은 경제 주체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인 반면 민주당은 서민층과 중산층에 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재완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29일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최근 3년간 대부분 국가가 법인세와 소득세를 낮췄다”면서 “세계가 좁아지고 있어 우리끼리 법인세를 낮출 것인지 논쟁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당정 차원에서 대대적인 감세를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2010년까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0%로, 최저세율을 13%에서 10%로 낮추는 법인세법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또 근로소득세도 2%포인트 낮춰 현행 8∼35%인 세율을 6∼33%로 조정키로 했다.

법인세를 내려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소득세를 낮춰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면서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집권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세수입 감소를 이유로 그동안 감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정책정당으로의 변신을 기치로 내걸며 ‘부가가치세 인하’라는 감세 카드를 꺼냈다.

민주당은 28일 워크숍에서 물품 구매 때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200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현행 10%에서 7%로 3%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이날 워크숍에서 “부가세 인하를 통해 물가를 평균 2.7% 낮출 수 있어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내년 말까지 12조 원의 감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또 무주택근로자의 전·월세자금 특별공제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법인세 최저세율을 현행 10%에서 5%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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