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참석여부 안 알려
한국 정부가 한국 중국 일본 3국 정상회담에 대한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아 일본 정부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6월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합의한 3국 정상회담을 21일 고베(神戶)에서 열기로 하고 한국에 참석 의사를 타진했으나 아직 응답을 듣지 못했다.
한 일본 외무성 간부는 “(회의장으로 사용할) 호텔을 언제까지나 가(假)예약해 둘 수는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신문은 “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국이 정상회담에 쉽게 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면서 “(일본으로선) 북한 문제 등 현안의 중대성을 한국이 어떻게 판단할지 반응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도쿄(東京)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정말로 곤혹스러워하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이 정상회담 개최일자와 회담장소를 한국 측에 통보한 지 하루 만인 8월 20일 NHK방송이 한국의 참석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를 하는 등 “안 오고 배길 수 있겠느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주일 한국대사관 일부에서는 “한국이 독도 문제에 결연한 대응의지를 보이려면 합의 불이행에 따른 외교적 비용을 일부 감수하고서라도 21일 고베 회담에 불참할 필요가 있다”는 강경론도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이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해 한일 우호관계를 복원해도 불과 몇 개월 못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