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뇌출혈 수술후 회복중”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11일 02시 58분



김성호 국정원장 “지난달 15일 전후 발병… 권력공백 징후 없어”

“언어장애 없고 움직일 수도 있어” 국회정보위 보고

李대통령 “돌발상황 대비” 외교안보 장관들에 지시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은 1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8월 15일을 전후한 시점에 뇌출혈이 발생해 외국 의사들로부터 수술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은 현재 많이 회복된 상태로 언어에는 전혀 장애가 없으며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 권력투쟁이나 권력공백이 벌어지는 징후는 전혀 없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에 관한 정보를 20여 일 전 미국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 북한 정권 창건 60주년 기념행사가 당초 오전에서 오후로 늦춰지고 행사가 축소된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건강 상태를 봐서 오후 행사에 참석하려 했으나 장시간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료진의 권고를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방북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의료진 3명과 지난달 17일 방북한 프랑스 뇌 신경외과 전문의는 10일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중국에 체류해 왔던 김 위원장의 장남 정남 씨는 7월 말 귀국해 평양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처럼 평양에 오래 머무는 일은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연초부터 예년보다 2배가량 많은 대외활동을 소화하느라 무리가 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8월 14일까지 작년 같은 기간(74회)보다 더 많은 93회의 공개활동을 했다.

장남 김정남 7월말부터 평양에

미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8월 중순 뇌중풍(뇌졸중)으로 추정되는 건강 이상을 일으켰지만 생명이 위독하거나 북한 내부에서 심각한 권력투쟁이 벌어지는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한 소식통이 9일(미국 시간) 전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로선 최근 몇 주간 북한의 핵 관련 움직임이 김정일의 통제권 밖에서 주도됐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0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그는 이날 평양에서 가진 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기념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데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긴급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오후에 외교안보관계 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상황을 보고받고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예단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관계장관회의 소집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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