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유는 셋째 아들 정운(25)의 신상에 큰 문제가 생기면서 김 위원장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중앙일보가 유럽계 북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정운이 자신의 용모와 비슷해 가장 총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정운이 사고로 중태에 빠지자 김 위원장의 충격이 그만큼 더 컸다는 것이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북한 정권 수립기념일인 9·9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에 체류 중인 이 전문가는 "김정일은 심장병과 협심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놀라운 일이 있으면 쉽게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쓰러진 것은 아들 문제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며, 현재 김 위원장은 자포자기 상태로 아무런 의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이 전문가는 10일 김 위원장과 수시로 통화를 하는 루마니아·독일·스위스의 북한 전문가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줬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와 북한에 장기간 주재한 경력이 있는 루마니아 당국의 관계자도 "아들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정운의 신병에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달이었고 그는 현재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운은 평소 스위스에 체류하고 있으나 9·9절을 앞두고 일찌감치 평양에 돌아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에 있는 종합병원 의사 2명을 급히 평양으로 불러들여 정운을 치료를 하고 있다고 전문가는 전했다.
이들의 전문 분야는 외과여서 정운이 위험한 스포츠를 하다 다쳤거나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치명적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파리에서 평양으로 들어간 의사 2명 가운데 한 명은 프랑스 국적이고 다른 한 명은 스위스 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북한 전문가는 "파리의 병원은 2004년 김정일의 부인 고영희가 유방암으로 사망한 병원으로 김 위원장 친족을 그동안 오랫동안 치료해 왔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북한에 들어가면 한 번 출장에 거액의 치료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도 의사들이 있지만 김 위원장 친족의 위중한 병에 대해선 섣불리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외국인 의사들을 불러들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