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 미사일기지, 무수단리의 5배 규모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12일 02시 57분



“핵 운반수단 능력과 밀접한 연관”

공사 80% 진척… 인공위성 발사도 가능할듯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있는 기존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기지보다 규모가 더 크고 기능이 향상된 장거리미사일 발사기지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은 10일 군사정보 전문기업인 제인스인포메이션그룹의 분석가 조지프 버뮤디즈 씨 등이 올해 봄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발사기지를 확인해 추적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와 관련해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잘 알고 있다. 대포동 기지보다 5배가량 크고 현재 80% 정도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당국도 이를 수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버뮤디즈 씨 등에 따르면 새 기지는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서 50km가량 떨어진 서해안의 구릉 지역인 ‘봉동리(Pongdong-ni)’라는 작은 마을에 8년여 전부터 건설되고 있다. 이 마을은 없어졌고 가까운 마을 이름을 따 ‘동창동(Tongch'ang-dong)’ 기지로 불린다.

2005년에 미사일 발사대의 가동이 가능한 상태가 됐지만 아직 사용된 적은 없다.

새 기지는 이동이 가능한 발사대와 미사일을 지지할 수 있는 10층 높이의 타워로 이뤄져 있다. 로켓모터를 테스트하는 시설도 들어서 있으며 인공위성 발사도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AP통신은 무수단리 기지는 규모가 작아 단기간에 여러 실험을 할 수 없는 데 반해 새 기지는 규모가 크고 정교해 짧은 시간에 여러 차례 발사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미사일이 발사대로 옮겨지기 전 최종 조립이 이뤄지는 수직 형태의 조립 건물은 갖춰져 있지 않고 레이더 추적시설이나 방공시스템도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연합뉴스는 한국국방연구원(KIDA) 전문가를 인용해 “이 기지는 핵 운반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군의 한 관계자는 “서해안 쪽에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정황으로 봐서는 남쪽에 위협이 될 만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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