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 지난주 방미…‘北 급변사태’ 대응 조율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13일 01시 54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포착된 지난주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이 미국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김 비서관은 방미 기간 중 미 행정부의 한반도 관련 핵심 인사들과 만나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 양국의 대응방안을 포함해 향후 대북관계 전반에 관한 입장을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12일 “김 비서관이 방미기간 노무현 정부 시절에 했어야 했을 대북정책과 하지 말았어야 했을 대북정책 등에 관한 새 정부의 견해를 미국 측과 논의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 이후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에 계승될 정책방향에 관해서도 협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 간에는 특히 북한에 김 위원장의 신변을 포함해 이상 상황 발생 시 과거 한국 정부와 달리 상황을 담담하게 관리하고 이후 예상되는 사태를 대비하는 쪽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기조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양국은 또 노무현 정부가 주권침해를 이유로 거부해 온 북한 급변사태 시 군사행동 계획문제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의에서는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행사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한편 통일 후 한반도 정세와 미국 중국 등과의 관계 정립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2004년부터 북한의 급변 사태를 5가지 유형으로 나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담은 ‘개념계획(CONPLAN) 5029’를 군사력 운용계획이 포함된 ‘작계 5029’로 전환시키려 했으나 한국의 주권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는 노무현 정부의 부정적 견해에 따라 논의가 중단됐었다.

외교가에서는 ‘작계 5029’가 북한의 경계심을 자극해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북한 군부의 영향력을 오히려 강화시킬 수 있으며 중국 등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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