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IB도 도산하는 판에…”

  • 입력 2008년 9월 19일 02시 55분


국회 정무위서 산업銀 민영화 방침 비판 쏟아져

말라버린 돈 줄도 매각 걸림돌로… 정부 대책부심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한국산업은행 민영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여야 의원들은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했던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질타하면서 산업은행을 민영화해 세계적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한다는 정부 계획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결과적으로 산업은행이 IB가 될 만한 역량이 있는지 시장의 회의가 좀 더 커진 상황”이라며 “저는 산은 민영화에 상당히 유보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종구(한나라당·재경위) 의원 역시 “IB가 세계적으로 도산하고 있는데 산업은행이 IB를 모델로 민영화하는 것은 재검토해야 하며 새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승덕(한나라당·정무위) 의원도 비슷한 의견.

금융위 측은 맞대응을 피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까지 회의적 시각을 보임에 따라 산업은행 민영화를 위한 법 개정이 좌초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금이 말라버린 국내외 금융시장의 상황도 민영화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산업은행 민영화는 현 정부 민영화 정책의 중심축”이라며 “여기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책기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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