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일 영변 핵시설을 원상복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난하면서 “우리는 핵시설 무력화(불능화) 작업을 중단했으며 얼마 전부터 영변 핵시설을 원상복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 6자회담이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공식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유보는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본성을 명백히 한 것으로 우리는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를 바라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으며 우리대로 나가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학봉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도 이날 북측 제안에 따라 판문점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경제, 에너지 지원과 관련한 남북실무협의에서 “우리는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기 위한 완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핵시설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남북협의가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7월 베이징(北京)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합의사항인 대북 에너지 지원은 핵 불능화와 연계돼 있다는 점을 북한 측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해 향후 대북 에너지 지원이 중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21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될 한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검증체계 수정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19일 협의는 7월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이후 북핵과 관련해 처음 열린 남북 당국 간 대화였다.
한편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점점 근접해 가고 있으나 아직 재가동에 이르지는 않았다”며 “우리는 북한이 재가동까지 가지 않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