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0일 HSBC의 외환은행 인수협상 결렬과 관련해 “정부가 신속한 결정을 하지 못해 실기(失機)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경제 관련 장관 및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공직자들은 궁극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를 판단기준으로 삼아 자기책임 아래 결정을 내린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최근 국내외 금융상황이 안정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민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기업들은 그나마 자금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일시적 자금난으로 흑자도산을 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기관들이 개별 기업의 상황을 일일 점검하고 현장을 챙기는 등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전날 긴급성명 발표와 6개국 중앙은행의 자금 투입 조치가 국제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