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탈퇴” 2003년 1조5632억… “핵보유” 2005년 1조4794억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단체의 유무상 대북 지원금은 총 8조380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그룹이 2000년 정상회담 대가로 지불한 4억5000만 달러, 금강산 관광 대가 4억여 달러 등 기업 차원에서 제공한 현금을 제외한 액수다.
2차 북한 핵 위기(2002년 10월)가 불거진 직후 출범한 노무현 정부(2003년 2월∼2008년 2월)의 대북지원금은 김대중 정부(1998년 2월∼2003년 2월)의 지원금 2조7028억 원의 2배가 넘는 5조6777억 원이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29일 통일부와 수출입은행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두 정부 시절 대북지원금은 △정부가 경수로 건설과 쌀 지원 등을 위해 북한에 대출해 준 차관 2조4031억 원 △정부가 북한 지원용 쌀 가격을 국제시장 가격으로 낮추기 위해 쓴 양곡회계지원금 2조5106억 원 △정부가 비료 등을 무상으로 준 지원금 2조7704억 원 △사회단체와 지방정부의 무상지원금 6964억 원이다.
연도별로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2차 핵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3년에 1조5632억 원이 지원돼 금액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한 2005년(1조4794억 원)이었다.
진 의원은 “2000년 처음 지원한 쌀 차관은 거치 기간이 10년이어서 2010년 첫 원리금 상환 시점이 돌아온다”며 “쌀 지원, 경수로 건설로 발생한 차관 2조4031억 원은 대부분 돌려받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초 2007 회계연도 남북협력기금을 회계 감사한 보고서에서 경수로 건설비, 쌀 지원, 경의선 철도연결사업에 투입된 차관의 상환 가능성에 대해 “돈을 빌린 북한의 특성상 향후 상황 변화 등에 따라 회수 가능성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및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등으로 남북 교류가 거의 없었던 올해도 과거 정부가 합의한 경수로 및 개성공단 사업의 비용 지원과 민간 차원의 대북 지원이 이어지면서 총 2113억 원이 지원됐다.
김영삼 정부는 인도적 지원으로 2070억 원, 민간지원 196억 원 등 총 2266억 원을 북한에 지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