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1998년이후 北에 12억달러 현찰제공

  • 입력 2008년 10월 2일 03시 26분


DJ때 8억6993만달러 - 盧정부때 2억6201만달러 - 현정부선 4422만달러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3개 정부 당시 현대아산 평화자동차 등 민간기업이 북한 당국에 제공한 현금은 최소 11억7616만 달러(약 1조4231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1일 “김대중 정부가 2000년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현대그룹에 4억5000만 달러를 송금하도록 한 것을 포함해 현대아산 등 민간기업이 8억6993만 달러를 북한 당국에 줬다”며 정부별 송금액을 공개했다.

대북송금 특별검사는 2003년 수사를 통해 4억5000만 달러가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제공되는 대가로 현대그룹은 전력 통신 철도 수자원개발 등 7대 사업을 독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북한 당국으로부터 따냈다고 밝혔다.

통일부가 진 의원에게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민간 기업들은 금강산관광대가(7458만 달러), 개성공단 토지임차료(1600만 달러), 북한산 모래 도입비(약 8600만 달러), 아리랑축전 관람료(450만 달러) 등으로 모두 2억6201만 달러를 제공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올 7월에 발생한 금강산총기사건으로 금강산·개성 관광사업이 중단되기 전까지 현대아산 등은 금강산 교예단 공연비, 통신료, 개성관광비 등 관광비용으로 4422만 달러를 북한 당국에 줬다. 또 개성공단에 입주한 37개 국내 회사는 북한 근로자에게 급여로 3600만 달러를 제공했다. 지난해 개성공단 근로자 1인당 월평균 급여는 72.9달러(약 8만8000원)였다.

진 의원이 확인한 전체 현금지불액 11억7616만 달러는 ‘확인한 최소치’에 해당한다. 진 의원은 집계 과정에서 현대아산 한국관광공사 등이 금강산 사업을 시작할 때 호텔 건설과 도로 보수를 위해 쓴 투자금 3억1674만 달러(약 3711억 원) 및 평화자동차, 엘칸토 등이 평양 남포 등 제3의 지역에 투자한 돈은 포함하지 않았다.

진 의원은 “이들 투자금의 상당액은 국내에서 공장설비·장치를 구입할 때 쓴 돈”이라며 “일부는 달러로 북한 당국에 지불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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