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문화 “사진 찍지 마, 에이…”
연일 여야 간 충돌을 빚었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마지막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도 파행을 계속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이날 국감 질의시간에 경제 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4000만 국민사기극으로 정권을 잡은 이명박은 웃을 자격이 없다”면서 “장관 차관 줄줄이 기대하고 있는 낙하산 대기자들은 이명박의 휘하들이고 졸개들이다”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은 “대통령의 호칭을 생략했을 뿐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휘하’ ‘졸개’라는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며 강하게 항의해 회의가 정회됐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정회 직후 고흥길 문방위원장을 찾아가 자신을 ‘휘하’ ‘졸개’로 표현한 것에 대해 “지나친 인격 모독적 발언이다”라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사진기자들이 항의 장면을 카메라로 찍자 유 장관은 “사진 찍지 마. 에이…”라며 화를 냈다.
정회된 지 4시간 40분 만에 재개된 회의장에서 이종걸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거슬리는 표현을 했다면 유감이다”고 말했으나 자신의 대통령 폄훼 발언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전병헌 장세환 등 민주당 의원들은 “유 장관의 행동은 장관의 품위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부모한테도 듣지 못한 인격 모독에 가까운 말을 들어 감정적으로 표현했다. 사진기자에게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이종걸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회의 권위를 훼손하고 민주 질서를 위반하는 발언이다.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신재민 문화부 2차관의 일정을 보니 8월 26일 ‘장관 브리핑 후속조치 관계기관 대책회의’에 국정원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돼 있다”며 “국정원법에 규정된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신 차관은 “8월 27일 불교도들의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국가안전 보장을 위해 국정원이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날 회의에 국정원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