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문화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자가 취재진에게 적절하지 않은 언행을 보이고 이로 인해 국민과 언론인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언짢게 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본보 25일자 A8면 참조
[2008 국감]문방위 문화부국감 마지막까지 막말 파행
유 장관은 이날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격적 모독이라고 느낄 수 있는 발언을 듣고 모욕감에 화가 난 상태에서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장관은 또 야당의 사퇴 압력에 “자리에 연연하려는 생각이 없다”며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할 것이고 물러날 일이 있거나 그럴 때가 되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날 유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유 장관의 행동은 평소 그의 언론관이 어떤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한 나라의 장차관을 대통령의 졸개로 모독한 이종걸 의원의 저질 발언이 더 문제”라며 “이 의원도 국민 앞에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의 공방과는 별도로 한국사진기자협회 국회사진기자단은 이날 성명에서 “유 장관이 취재 중인 사진기자를 향해 욕설을 한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이자 모독”이라며 “유 장관은 공식사과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장관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24일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장에서 문화부 장차관을 향해 “이명박의 휘하들이고 졸개들이다”라고 하자 고흥길 문방위원장에게 “지나치다”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하던 사진기자에게 “사진 찍지 마. 성질 뻗쳐서 정말, 에이 X”라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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