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고소영 내각’ 사실과 다른 광고카피”

  • 입력 2008년 11월 4일 11시 36분


이기수 고려대 총장동아일보 자료사진
이기수 고려대 총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4일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핑계를 대면서 특정 대학(고려대) 출신들을 역차별하고 있는데 이제는 고소영이라는 말을 거둘 때”라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총장은 이날 한 신문에 기고한 ‘고소영이란 말, 이젠 거둘 때’라는 칼럼을 통해 세간의 오해와 달리 고소영의 존재 자체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에서 고려대 출신은 장·차관 44명 가운데 3명(장관 1명, 차관 2명)으로 역대정부 중 최저이고 소망교회는 2명뿐이다. 영남출신도 지난 정부보다 낮으며 현 정부에서 고소영의 조건을 모두 갖춘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총장은 “‘고소영 내각’이라는 말은 마치 ‘우리 정부에서 성행하고 있는 새로운 마약이 바로 고소영’이라고 비판하는 식”이라며 “이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논의와 무관하며 사실과도 동떨어진 선정적인 광고카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인재등용에서 고민해야 할 대목은 오히려 국가를 이끌어갈 인재양성 시스템의 협소함과 새로운 인재의 등용에 대한 열림 마음”이라며 “사실이 이런데도 실체조차 미미한 고소영이라는 용어로 선동적인 공격을 계속해대는 모습은 (고소영이라는) 낙인을 찍어 인재를 낙마시키는 저급한 게임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는 “개인의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기도 전에 무조건 제거해나가는 이런 게임의 승자는 특정 정치적 목적을 지난 선동자들이고 패자는 순진하고 건강한 시민 모두”라며 “자극적인 언어의 사용에 앞서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자 하는 사회적 노력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비판을 가장한 비난과 마타도어를 돌파하고 네거티브와 흠집내기를 넘어서는 일”이라며 “대통령은 저급한 말장난에 구애되지 말고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참신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하는 일에 주저 없이 나서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