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불고기-김치는 좋아하는 점심메뉴”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1월 8일 03시 01분



李대통령 “외할머니 하늘서 미소짓고 계실 것”
오바마 “하와이서 한국계 미국인 많이 접해”
李대통령 통화 도중 “미국측 통역 필요 없다”


■ 李대통령-오바마 첫 통화

7일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간 첫 통화는 서로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통화에서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근감과 존경심을 표시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한국과 한국민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면서 “내가 하와이에서 자랐기 때문에 많은 한국계 미국인과 접할 기회가 있어 한국에 대해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고기와 김치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점심 메뉴 중 하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대선 과정을 주의 깊게 봤다”면서 “오바마 당선인이 하와이와 해외(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어렸을 때의 삶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특히 손자(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을 목전에 두고 타계한 외조모 소식에 안타깝다”면서 “당선인이 수락연설에서 말한 것처럼 외조모께서 하늘에서 미소 짓고 계실 것”이라고 위로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나도 이 대통령의 삶을 존경하고 많이 알고 있다”면서 “정치에 입문하기 전 젊은 나이에 현대라는 기업을 일궈낸 업적은 보통사람이 일생에 거쳐 해야 할 일을 짧은 시간 내에 이룬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은 서로에 대한 덕담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변화와 희망에 대한 미 국민의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안다”면서 “많은 국가도 기대하고 있다”고 치켜세우자, 오바마 당선인은 “앞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하면서 대통령의 지혜와 견문을 빌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통화 도중 이 대통령이 미국 측 통역에게 통역이 필요 없다고 얘기하자 오바마 당선인은 “이 대통령의 영어가 내 한국어보다 훨씬 낫다. 나는 ‘안녕하세요’라는 말밖에 못한다”고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을 청와대에서 접견하면서 오바마 당선인에 대해 “(한국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 깜짝 놀랐다. 아직 이쪽(한국)에 대해 잘 모를 텐데 잘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 측은 오바마 당선인이 이날 9명의 정상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을 비롯해 케빈 러드 호주 총리,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아소 다로 일본 총리, 펠리페 데헤수스 칼데론 이노호사 멕시코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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