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권 돈줄’ 의혹 속
총 195만여명 다녀와
금강산관광이 18일로 출범 10년을 맞는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 화해 협력의 상징이었다가 올해 7월 한국인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 10년사(史)는 민감하고 변덕스러운 남북관계의 현실을 증명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 10년의 성과=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김일성 북한 주석은 1989년 1월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를 체결했다.
정 회장은 1998년 6월과 10월 소 떼를 몰고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금강산 관광 및 개발 사업에 합의했고 그해 11월 18일 첫 관광객을 실은 금강호가 동해항을 출발했다.
이후 금강산 관광은 1999년 민영미 씨 억류 사건 등으로 네 차례 잠시 중단된 적은 있지만 1999년과 2002년 서해에서 ‘연평해전’이 일어났을 때도 멈추지 않았다.
관광객은 해마다 늘어 올해 7월 11일까지 총 195만6000여 명이 금강산을 찾았다.
2003년부터 육로관광이 시작돼 2004년부터 바닷길이 아닌 육로로만 이뤄져 왔으며 올해 3월부터는 자가용 관광도 가능해졌다.
▽정치적 논란 휘말리다 총성 속에 멈춰=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역점적으로 후원했던 금강산 관광은 항상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금강산 관광으로 상징되는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동했다.
그러나 2003년 특별검사의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그 뒤에는 5억 달러 대북 불법 송금이라는 뒷거래가 있었다.
북한이 2006년 핵실험을 하는 등 국제사회를 향해 무력시위를 벌일 때마다 금강산 관광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이 핵과 미사일 제작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관광 시작 이후 올해 7월까지 모두 4억8669만 달러의 현금이 관광 대가로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2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금강산 관광객은 늘었다. 그러나 7월 11일 한 북한군 초병이 무장하지 않은 50대 여성 관광객 박왕자 씨를 향해 쏜 총탄에 결국 금강산 관광사업은 중단됐다.
▽착잡한 현대아산 분위기=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10년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었는데 불미스러운 일로 중단돼 착잡한 심정”이라며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광 중단에 따라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흑자를 냈던 현대아산도 올해는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과 경영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