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공개 활동을 벌인 것으로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행원 집단에 미묘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건강 이상설이 나오기 이전(8월 14일)과 10월 4일 축구경기 관람 이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에 이름이 나온 수행원을 분석한 결과 당내 노장파가 사라지고 ‘사진 정치’ 및 후계 문제, 대남 및 대외 정책과 관련된 실세 측근들의 등장이 잦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 실세 3인방 주목=김 위원장이 8월 14일 군부대 방문 이후 공개 활동 보도에서 사라진 뒤 51일 만에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을 때 대북 정보 분석가들은 그의 수행원 명단을 주목했다.
이 통신은 ‘이재일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책임 간부들과 관계 부문 일꾼들’이 김 위원장과 축구 경기를 봤다고 보도했다.
이재일(73)은 당의 대내외 홍보 등을 책임지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8월 14일까지 한 번도 수행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인물이다.
그가 17일 보도된 김 위원장의 군인 공연 관람까지 모두 네 번이나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이 부부장은 10월 4일 이후 김 위원장의 ‘사진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이제강(78)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3회, 장성택(62) 당 중앙위 행정부장이 2회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제강 부부장은 8월 14일까지는 단 한 차례 수행원으로 등장했으며 현재까지도 외부에 얼굴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장 부장은 최근 김 위원장의 권력을 위임받아 실질적인 통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강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차남 정철 및 정운 씨와 정치적 유대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장남 정남 씨를 후원하는 장 부장과 정적 관계인 것으로 분석된다.
▽뜨는 별 지는 별=인민군 대장인 현철해(74) 총정치국 상무부국장과 이명수(71) 국방위원회 행정국장은 7회의 공개 활동 중 6회를 수행해 건강 이상설 전과 다름없이 수행 기록 수위를 지켰다. 군 요직인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인 김명국(68) 대장도 4회 수행했다.
한편 대남 정책의 수장인 김양건(70) 당 통일전선부장이 3회 등장했으며 17일 보도된 김 위원장의 공연 관람에는 외교 분야의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도 등장했다.
두 사람은 최근 북한의 대남 공세와 북-미 핵 협상을 주도하는 실세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비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돌기 전 각각 22회와 3회 수행했던 김기남(82), 최태복(78) 당 중앙위 비서는 각각 1회만 이름이 나왔다. 10회 수행 기록을 갖고 있는 박남기(74) 당 중앙위 부장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